남자아이 vs 여자아이, 칭찬을 다르게 받아들일까?
같은 날, 같은 유치원에서 두 아이가 그림을 그린다. 선생님이 여자아이에게 말한다. "우와, 색깔을 정말 예쁘게 칠했네!" 남자아이에게는 "와, 공룡을 멋지게 그렸구나! 정말 힘세 보여!"라고 말한다. 두 아이 모두 그림을 그렸는데, 칭찬의 내용은 다르다. 여자아이는 '예쁨'을, 남자아이는 '힘'을 들었다. 이런 작은 차이가 쌓이면 무엇이 달라질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칭찬을 다르게 받아들일까? 답은 '예스'이면서 동시에 '노'다. 생물학적 차이보다는 사회화 과정, 즉 우리가 어떻게 칭찬하느냐가 아이들이 칭찬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만든다. 성별에 따라 다른 칭찬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결국 다른 방식으로 자기 가치를 평가하게 된다.
성별에 따른 칭찬의 패턴
심리학자 베벌리 패글리(Beverly Fagot)의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생후 18개월 된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부모와 교사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에게 이미 다른 종류의 피드백을 주고 있었다. 여자아이가 조용히 놀 때는 칭찬받지만, 남자아이가 조용히 놀면 주목받지 못한다. 반대로 남자아이가 활발하게 움직이면 "씩씩하다"고 칭찬받지만, 여자아이가 같은 행동을 하면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언어학자 펜넬로페 에크하르트(Penelope Eckert)와 샐리 맥코넬-지넷(Sally McConnell-Ginet)의 분석에 따르면, 여자아이에게 주어지는 칭찬은 주로 '외모', '순종', '친절함', '조용함'에 집중된다. "예쁘다", "착하다", "말을 잘 듣는다", "얌전하다"는 말이 반복된다. 반면 남자아이에게는 '능력', '힘', '용기', '독립성'에 대한 칭찬이 많다. "씩씩하다", "똑똑하다", "잘한다", "강하다"는 말을 듣는다.
자주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다섯 살 여자아이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려 한다. 어른이 말한다. "위험해! 여자애가 그러면 안 돼." 같은 나이 남자아이가 똑같이 하려 하면? "조심해! 하지만 용감하구나."
칭찬이 만드는 자기 개념
발달심리학자 수잔 힐터(Susan Harter)는 아동의 자기 개념(self-concept) 형성을 연구하며, 5세에서 7세 사이 아이들이 타인의 피드백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배운다고 설명한다. 여자아이는 "나는 예쁘고 착한 사람"이라고 배우고, 남자아이는 "나는 강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배운다.
이런 자기 개념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의 연구팀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주고 아이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흥미롭게도 여자아이들은 문제가 어려워지자 "나는 수학을 못해"라고 빨리 포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더 오래 시도했다.
왜일까? 여자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착하고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으며, '능력'에 대한 칭찬은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잘한다', '똑똑하다'는 말을 자주 들으며 자란다. 여자아이는 어려운 과제 앞에서 "나는 이런 거 못하는 사람"이라고 빨리 결론짓고, 남자아이는 "더 노력하면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긴다.
사회화 이론의 관점
사회화 이론(Socialization Theory)은 성별에 따른 칭찬 차이가 사회적 기대를 반영한다고 본다. 사회는 여성에게 '돌봄', '아름다움', '관계 지향성'을 기대하고, 남성에게는 '성취', '독립', '경쟁'을 기대한다. 부모와 교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 기대를 언어로 전달한다.
심리학자 샌드라 벰(Sandra Bem)의 성 스키마 이론(Gender Schema Theory)에 따르면, 아이들은 만 2-3세부터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학습한다. "여자애는 이렇게 해야 해", "남자애는 저렇게 하면 안 돼"라는 메시지를 받으며, 아이들은 성별에 맞는 '틀'을 내면화한다.
칭찬은 이 틀을 강화한다. 여자아이가 인형 놀이를 할 때 "역시 엄마 같다", "잘 돌보네"라고 칭찬하고, 남자아이가 레고를 조립하면 "엔지니어 같은데?", "머리가 좋구나"라고 말한다. 여자아이가 레고를 하고 남자아이가 인형 놀이를 해도 똑같이 칭찬해줄까? 의외로 많은 어른들이 주저한다.
능력 칭찬과 외모 칭찬의 차이
렌디 코엔(Renee Engeln) 교수의 연구는 외모 칭찬이 여자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어린 시절 외모 중심 칭찬을 많이 받은 여성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가치를 외모로 평가하는 경향이 높았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외모 칭찬을 덜 받고, 능력 중심 칭찬을 더 많이 받으면서 자기 가치를 '성취'로 평가하게 된다.
10살 여자아이가 과학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할머니가 말한다. "우리 손녀 정말 예쁘네!" 같은 나이 남자아이가 같은 프로젝트를 끝낸다. "우리 손자 정말 똑똑하구나!" 둘 다 같은 일을 했는데, 받는 피드백은 다르다. 여자아이는 '나는 예쁜 사람'을, 남자아이는 '나는 똑똑한 사람'을 배운다.
이런 패턴은 학업 성취에도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자 자클린 엑클스(Jacquelynne Eccles)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수학과 과학에서 "나는 이 분야에 재능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남자아이보다 높다. 실제 성적과 무관하게,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같은 성적을 받아도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칭찬 수용 방식의 차이
흥미롭게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칭찬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르다. 심리학자 캐럴 길리건(Carol Gilligan)은 여성이 관계 중심적(relational) 가치관을 발달시키는 반면, 남성은 독립 중심적(independent) 가치관을 발달시킨다고 설명한다.
여자아이는 칭찬을 받을 때 "나를 좋아해 주는구나", "나와의 관계가 좋구나"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남자아이는 "내가 잘했구나", "내 능력이 인정받았구나"로 해석한다. 같은 칭찬이라도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잘했어"라고 말한다. 여자아이는 '선생님이 나를 좋아하시나 봐'라고 생각하고, 남자아이는 '내가 이 문제를 잘 풀었나 봐'라고 생각한다. 여자아이에게 칭찬은 '관계의 신호'이고, 남자아이에게는 '능력의 증거'다.
비판에 대한 반응 차이
칭찬뿐 아니라 비판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심리학자 카렌 디온(Karen Dion)의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비판을 '자신 전체에 대한 부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다. "이 부분이 틀렸어"라는 피드백을 들으면, "나는 안 되는 사람이야"라고 해석한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비판을 '특정 행동에 대한 지적'으로 받아들인다. "이건 다시 해봐"라는 말을 들으면, "이 방법이 안 되는구나. 다른 방법을 시도해볼까?"라고 생각한다. 여자아이는 비판을 내면화(internalize)하고, 남자아이는 외재화(externalize)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올까? 어린 시절부터 받은 피드백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는 "착한 아이", "예쁜 아이"처럼 '존재 자체'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비판도 '존재 전체'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남자아이는 "이걸 잘했네", "저걸 해냈구나"처럼 '행동'에 대한 칭찬을 받는다. 그래서 비판도 '특정 행동'에 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완벽주의와 성별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 박사의 연구는 여성이 남성보다 완벽주의 경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자아이들은 "착해야 한다", "예뻐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받으며 자란다. 칭찬은 '완벽할 때' 주어지고,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 것'으로 느껴진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남자는 원래 그래", "활발해서 그래", "장난꾸러기지만 귀엽네"처럼 실수에 대해 더 관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여자아이가 넘어지면 "조심해야지!"라고 지적받지만, 남자아이가 넘어지면 "괜찮아, 남자는 그럴 수 있어"라고 위로받는다.
이런 차이는 성인기 불안과 우울에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우울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 높은 것은 생물학적 요인도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내면화된 완벽주의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리더십과 칭찬의 관계
샐리 헬게슨(Sally Helgesen)과 마셜 골드스미스(Marshall Goldsmith)의 연구는 직장에서의 성별 차이를 분석했다. 여성 리더들은 칭찬을 받을 때 "운이 좋았어요", "팀 덕분이에요"라고 말하는 경향이 높다. 반면 남성 리더들은 "제가 열심히 했으니까요", "전략이 좋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여자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겸손'을 칭찬받는다. "뽐내지 않아서 좋다", "겸손해서 예쁘다"는 말을 듣는다. 자신의 성취를 당당히 인정하면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두려워한다. 남자아이들은 "자신감이 있어서 좋다", "당당하구나"라는 칭찬을 받으며, 자기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최근의 변화
다행히 최근 연구들은 변화를 보여준다. 젊은 세대 부모들은 성별 중립적 양육(gender-neutral parenting)에 관심을 가지며, 여자아이에게도 "똑똑하다", "용감하다"고 칭찬하고, 남자아이에게도 "친절하다", "섬세하다"고 말한다.
심리학자 크리스티아 스펜스 브라운(Christia Spears Brown)의 2017년 연구는 성 중립적 칭찬을 받은 아이들이 더 넓은 범위의 활동에 관심을 보이고, 성별 고정관념에 덜 얽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자아이도 로봇을 만들고, 남자아이도 요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올바른 칭찬 방향
그렇다면 성별과 무관하게 건강한 칭찬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외모보다 능력을 칭찬한다. 여자아이에게도 "문제를 잘 풀었네", "새로운 시도를 해서 멋지다"고 말한다. 남자아이에게도 "친구를 배려해서 좋았어", "색깔을 예쁘게 골랐네"라고 말한다.
둘째, 과정을 칭찬한다. 결과보다 노력, 전략, 끈기를 인정한다. "열심히 연습했구나", "다른 방법을 시도한 게 좋았어"처럼 성별과 무관한 가치를 강조한다.
셋째, 다양한 영역을 칭찬한다. 여자아이라고 항상 '착함'만 칭찬하지 말고, 용기,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도 인정한다. 남자아이라고 항상 '힘'만 칭찬하지 말고, 공감, 배려, 표현력도 칭찬한다.
넷째, 고정관념을 깬다. "여자애치곤 용감하네" 대신 "용감하구나"라고 말한다. "남자애가 요리를 잘하네" 대신 "요리를 잘하는구나"라고 말한다. 성별을 언급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정관념을 약화시킬 수 있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
미국 심리학회(APA)의 2018년 가이드라인은 부모와 교사에게 다음을 권고한다. 첫째, 자신의 무의식적 편견을 인식한다. "나는 여자아이에게 외모 칭찬을 더 자주 하고 있진 않은가?" 둘째, 의식적으로 균형을 맞춘다. 여자아이에게도 능력 칭찬을, 남자아이에게도 감정 표현을 칭찬한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있다. 수업 시간에 자신이 어떤 아이를 더 자주 지목하는지, 어떤 종류의 피드백을 주는지 녹화해서 분석했다. 많은 교사들이 놀랐다. 자신은 공평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남자아이를 더 자주 지목하고, 여자아이에게는 외모나 행동에 대한 코멘트를 더 많이 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성별에 따라 다른 메시지를 보낸다. 이를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다.
마무리하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칭찬을 다르게 받아들이는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차이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칭찬하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성별에 따라 다른 칭찬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게 된다.
여자아이는 '예쁘고 착한' 사람이 되려 하고, 남자아이는 '강하고 똑똑한' 사람이 되려 한다. 하지만 모든 아이는 예쁘고, 착하고, 강하고, 똑똑할 수 있다. 성별이 아니라 그 아이 자체를 보고 칭찬할 때, 아이들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칭찬은 아이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성별에 따른 틀에 가두지 말고, 각자의 고유한 강점과 가능성을 인정하는 칭찬. 그것이 아이들이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길이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심리 정보를 바탕으로 한 참고용 콘텐츠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